7일 뉴욕 자유의 여신상이 짙은 산불 연기에 휩싸여 있다. 전날부터 미국 동북부 대도시들을 본격적으로 덮친 산불 연기로 7일 뉴욕은 1999년 측정 시작 이래 최악의 대기질을 기록했다. 약 1억명이 사는 미국 동북부 지역에 대기질 경보가 내려졌으며, 상당수 지역에 ‘건강에 해롭다’는 뜻의 적색경보가 내려졌다. 인도 뉴델리 등 최악의 대기질을 기록해온 도시들을 제치고 세계에서 대기질이 가장 안 좋은 도시가 됐다.
캐나다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 연기가 바람을 타고 이동하면서 종일 오렌지색 연기에 휩싸인 뉴욕시는 시민들에게 외출 자제를 권고하고, 옥외 활동이 금지됐다. 뉴욕 주 남부 빙엄턴은 가시거리가 1마일(1.6㎞)까지 떨어졌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재가 섞인 이번 산불 연기는 즉각 두통을 일으킬 정도로 해롭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프로야구 뉴욕 양키스와 시카고 화이트 삭스의 뉴욕 경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필라델피아 경기 등 스포츠 행사도 잇따라 취소됐다.
캐나다 정부는 이날까지 남한 면적의 40%가 넘는 4만2500㎢를 태운 산불 400여개 중 240개는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에서는 연초부터 이맘때까지 통상적인 발생 규모보다 15배나 큰 산불이 이곳저곳을 태우고 있다.
역대 최악인 캐나다 산불 규모와 미국 동북부 연기 피해를 기후변화와 연결짓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뉴욕시장은 산불 연기로 “이 정도 규모의 피해를 겪는 것은 처음이겠지만, 이게 끝이 아닐 수도 있다. 기후변화가 이런 조건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소방관 600여명과 소방 장비를 급파했으며, 미국 동부 주요 도시들은 8일까지 심각한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이후 바람의 방향이 바뀌어 연기가 다소 걷힐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CNN은 “캐나다 산불 시즌은 아직 초기 단계”라며, 피해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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